한방 내과
| 제목 | 나는 왜 배만 안 빠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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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작성자태흥당한방병원 정관 |
| 작성시간 |
작성일 26-05-12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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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 조회 2회 |
본문
안녕하세요.
태흥당한방병원 유경수 병원장입니다.
“저는 다른 데는 말랐는데, 배만 나와요.”
다이어트 상담을 하다 보면 꼭 한 번은 듣게 되는 이야기 같습니다.
팔 다리는 가늘고 유독 아랫배만 볼록 나온 체형.
더 황당한 건, 이런 분들이 식단 조절도 잘하고, 운동도 열심히 하는데도
뱃살만 잘 안 빠진다는 겁니다.
그래서 다이어트에 실패한 것처럼 느끼고,
"내가 의지가 부족해서 그런가?"
"내 식단이 잘못된 건가?"
스스로를 자책하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정말 의지의 문제, 식단의 문제가 전부일까요?
정답은 ‘몸 전체’에 있습니다.
단순히 ‘지방이 많아서’ 생기는 비만도 있지만,
그보다 더 근본적인 몸 안의 기능적 불균형 때문에 생기는 복부 비만도 있습니다.
이 체형을 가진 분들은 대부분 공통적인 특징을 갖고 있어요.
겉으로는 말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소화나 배변이 원활하지 않거나 영양소 흡수가 비효율적이고,
스트레스가 많아 자율신경의 균형이 무너진 상태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땐 적극적인 식이 요법을 통해 ‘살을 빼는 것’보다 몸의 기능을 정상화시키는 것이 먼저입니다.
몸 안의 기능이 무너진 상태에서는 살이 빠지더라도 건강하지 못한 다이어트가 될 수 있고,
요요도 훨씬 쉽게 찾아오기 때문입니다.
말라도 배만 나오는 진짜 이유: 체질과 장의 문제
체질마다 살이 찌는 방식도 다르다?
사람마다 먹는 양, 활동량이 비슷해도 살이 찌는 부위나 체형이 다른 경우가 많죠.
누군가는 허벅지에, 누군가는 등이나 옆구리에, 그리고 어떤 사람은 유독 복부에만 살이 집중됩니다.
이런 차이를 만들어내는 건 ‘운동 부족’이나 ‘음식 취향’이 아니라, 체질의 차이 때문일 수 있는데요.
❶ 체질과 비만의 연관성?
‘사상 체질이 비만에 영향을 줄 수 있는가’라는 국내 연구에서는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 등 체질별로 지방 분포와 대사 특성에 차이가 있음을 이야기했는데요.
이 논문은 사상체질에 따라 복부비만의 위험이 다르다는 점을 객관적이고 통계적으로 증명한 최초의 대규모 연구 중 하나로,
한의학의 전통 이론이 실제 임상과 접목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해준 중요한 논문입니다.
총 3,721명의 성인을 분석한 이 연구에서는 태음인이 다른 체질보다 확연히 높은 복부비만 유병률을 보였으며,
거의 절반 가까이(47.6%)가 복부비만 상태였습니다.
소음인에 비해 복부 비만 위험이 몇 배 높은지를 비교 계산한 결과에서도
태음인이 소음인보다 복부비만 위험이 약 3.1배 높았고, 소양인은 약 1.6배 높았는데,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했으며 ‘체질 자체가 복부비만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사상 체질이 복부 비만과 연관이 있다니 놀랍죠?
전통 한의학에서 태음인은 생리학적으로 간 기능이 강하고 폐 기능이 약한 체질로 설명되며,
이로 인해 기초 대사율이 낮고 체내에 열과 습이 쉽게 쌓이며 비만에 취약하다고 설명하는데요.
그 이론이 실제 임상 데이터에서도 통계적으로 뒷받침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대규모 연구였습니다.
결론적으로 태음인은 소음인보다 복부비만 위험이 현저히 높으므로,
어릴 때부터 체중 관리와 대사 관리에 초점을 둔 건강 지도가 필요합니다.
또한 다이어트를 위한 식이 습관 개선이나 한약, 기혈순환을 돕는 침·뜸치료 등도 체질 별로 다르게 접근해야 합니다.
❷ 장 기능과 장내 미생물, 복부비만의 연관성?
복부에 유독 살이 잘 붙는 체형을 가진 분들 중 상당수는,
단순히 ‘복부에만 지방이 잘 쌓이는 체질’일 뿐 아니라, 장 기능이 약해진 상태인 경우가 많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비위허약’ 혹은 ‘담적(痰積)’이라는 용어로 설명하는데
쉽게 말해, 소화기관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노폐물이 장에 쌓인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담적은 단순한 복부 팽만을 넘어서,
장 운동 저하 → 독소 축적 → 대사 저하 → 복부 지방 축적이라는 악순환을 일으키게 됩니다.
그런데 현대의학에서도 이와 유사한 개념이 있습니다.
바로 장내 미생물 불균형(dysbiosis)입니다.
장내 미생물과 비만
장내 미생물의 조성 변화는 비만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핵심적인 요소로 볼 수 있는데요.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장내 유익균 비율 불균형
비만 환자의 장에서는 퍼미큐티스(Firmicutes)균의 비율이 높고,
Christensenellaceae, Akkermansia, Bifidobacteria 등 유익균의 비율은 낮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장내 미생물 불균형 상태에서는
짧은사슬지방산(SCFA: short-chain fatty acids)을 과도하게 생성하게 되는데
과도한 SCFA는 더 많은 지방 합성과 에너지 저장을 자극하는 작용을 합니다.
즉, 같은 음식을 먹어도 에너지 흡수율이 올라가고,
그 에너지가 ‘지방’으로 저장될 가능성도 커지며 체중이 증가하는 것입니다.
2) 장내 미생물은 식욕과 인슐린 분비에도 영향을 준다.
장내 미생물은 지방 축적 뿐 아니라, 식욕을 조절하는 호르몬(예: GLP-1, PYY 등)의 분비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보통 비만 환자에서 이 식욕을 조절하는 호르몬들의 수치가 낮게 관찰됩니다.
이로 인해 식욕이 과도하게 증가하거나, 공복감이 비정상적으로 유지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고
또한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고, 지방 분해를 방해하는 경향도 있어
지방을 태우지 못하고 쌓이게 되는 체질로 고착됩니다.
3) 장 점막 염증 → 대사 장애 → 복부비만
유익균이 감소한 장에서는 장 점막에 미세한 염증이 반복되며, 장 투과성 증가(leaky gut) 현상이 나타납니다.
이로 인해 내독소가 혈류로 유입되고,
전신의 만성 염증을 유발해 지방 축적과 대사 저하를 부추기게 되죠.
이 때문에 체중이 정상이어도 장내 미생물이 불균형하면 복부 비만이 심화될 수 있으며,
이를 개선하지 않으면 쉽게 살이 찌고 체중 감량도 잘 안될 수 있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장 기능 저하 + 장내 미생물 불균형은 단순한 소화 불량이나 복부 팽만을 넘어서,
에너지 과잉 저장, 식욕 조절 실패, 지방 연소 방해, 복부 염증 및 독소 축적
이라는 다중 경로를 통해 복부 비만을 악화 시키는 요인이 됩니다.
따라서 체형을 가진 분들은 단순히 ‘먹는 양’이나 ‘운동량’의 문제가 아니라,
몸 내부의 환경이 살이 찌기 쉬운 방향으로 고정되어 있는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단순한 칼로리 조절보다, 장 기능과 장내 미생물 환경을 개선하는 치료가 병행되어야
지속 가능한 체형 개선이 가능하다는 점, 꼭 기억해두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이어트 한약은 어떻게 도움될까?
만약 이러한 문제가 발견된다면 체중 감량에만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장 기능, 비위(脾胃)의 약화, 자율신경계의 불균형,
그리고 체내 노폐물의 축적(痰濕)을 중점적으로 바라보며 접근합니다.
특히 장 기능이 떨어진 상태에서는 아무리 운동이나 식이조절을 해도 에너지 대사가 원활하지 않고,
영양 흡수와 노폐물 배출도 균형을 잃기 때문에, 몸이 살을 빼려는 조건 자체가 충족되지 않게 되죠.
이때 ‘살을 빼는 한약’이 아니라,
장이 제 기능을 하도록 도와주고 장내 환경을 건강하게 조정할 수 있도록 돕는 처방을 내립니다.
‘살을 뺄 수 있는 정상적인 상태’를 만들기 위한 환경 조성 치료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치료 방식이 비만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실제 여러 연구에서도 구체적으로 증명되고 있는데요.
2022년 발표된 ‘한약의 장내미생물 조절 효과에 대한 국내외 실험 연구 고찰’에서는
총 25편의 연구에서 공통적으로 다양한 한약 성분이 장내 미생물 군집에 유의한 변화를 일으키며,
비만 치료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다는 결과를 확인하였습니다.
핵심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한약 성분 |
작용 기전 |
효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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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Scutellaria baicalensis) |
장내 유익균 증가, 해로운 균 억제 |
염증 억제, 체중 감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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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령 (Poria cocos) |
장 점막 안정, 수분 대사 개선 |
복부 팽만 완화, 소화 개선 |
|
지실 (Aurantii Fructus Immaturus) |
위장관 운동 개선 |
소화불량, 변비 개선 |
|
갈근탕, 방풍통성산 등 복합처방 |
Firmicutes/Bacteroidetes 비율 정상화 |
장내 생태계 회복, 체지방 감소 |
또한 ‘문헌 고찰을 통한 비만 치료 한약의 장내미생물 변화 연구’에서는
비만 환자에게 처방된 한약 복용 후, 장내 유익균이 유의하게 증가한 결과를 보고하였는데요.
이는 한약이 뱃살을 줄이는 것만 아니라, 지방을 축적시키는 환경을 개선하고
에너지 대사 효율을 높이며 장 점막의 염증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하여,
자연스럽게 체중을 조절할 수 있게 도움을 준다는 것을 뜻합니다 :)
다이어트도 ‘몸을 회복하는 일’입니다.
복부 비만을 개선하기 위해 한약을 복용한다는 것은
‘살 빼기 위한 약을 먹는다’고 받아 들여질 때가 많은데요.
장이 제 역할을 하고, 영양소가 잘 흡수되며 자율신경이 안정되고,
에너지가 균형 있게 쓰이도록 몸을 조율하는 과정이라는 점이
다이어트 한약 치료의 본질입니다.
이처럼 한약은 몸이 스스로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이며,
단기간의 빠른 감량이 아닌, 체질 개선을 목표로 합니다.
칼로리만 생각하는 다이어트는 요요가 올 수 밖에 없겠죠.
반면 몸의 근본적인 체질을 바꾸는 다이어트는 일상을 바꾸고,
건강을 오래 유지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 생각됩니다.
감사합니다. 태흥당한방병원 유경수 병원장이었습니다.
*참고 자료
-
김승원, 천진홍 and 김기봉. (2022). 문헌 고찰을 통한 비만 치료 한약의 장내미생물 변화 연구. 대한한방소아과학회지, 36(2), 40-51.
-
안혜리, 송지현 and 이혜림. (2020). 한약의 장내미생물 조절 효과에 대한 국내외 실험 연구 고찰. 대한한방소아과학회지, 34(4), 4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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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xin Zhang, Qi Zhang, Hongyan Qiu, Yanhui Ma, Ningning Hou, Jingwen Zhang, Chengxia Kan, Fang Han, Xiaodong Sun, Junfeng Shi,The complex link between the gut microbiome and obesity-associated metabolic disorders: Mechanisms and therapeutic opportunities,Heliyon,Volume 10, ssue 17,2024,e37609,ISSN 2405-8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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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u BN, Liu XT, Liang ZH, Wang JH. Gut microbiota in obesity. World J Gastroenterol. 2021 Jul 7;27(25):3837-3850. doi: 10.3748/wjg.v27.i25.3837. PMID: 34321848; PMCID: PMC829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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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g E, Baek Y, Park K, Lee S. Could the Sasang constitution itself be a risk factor of abdominal obesity? BMC Complement Altern Med. 2013 Apr 2;13:72. doi: 10.1186/1472-6882-13-72. PMID: 23548105; PMCID: PMC3635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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