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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 부인과

제목 갱년기가 되면 왜 열이 올라올까?
작성자 작성자태흥당한방병원 정관
작성시간
작성일 26-07-24 12:02
조회 조회 44회

본문

갱년기 안면홍조 열감

 

 

안녕하세요.

태흥당한방병원 유경수 병원장입니다.

요즘 부쩍 "열이 올라 잠에서 깼다"거나

"회의 중 갑자기 얼굴이 확 달아올라서 당황했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여름도 아닌데 땀이나고, 속이 달아오르는 듯한 느낌에 짜증이 치솟기도 하죠.

갱년기의 열감은 가장 불편한 증상 중 하나로 꼽힙니다.

그렇다면 ‘갱년기가 되면 왜 열이 올라오는 것일까?’

궁금하셨던 적 있나요?

오늘은 많은 분들이 불편함을 겪는 ‘갱년기 열감’에 대해 다뤄보려 합니다.

 
 
 

갱년기의 열감, 진짜 원인은 무엇일까

 

갱년기에 열감이 나타나는 기본적인 메커니즘은

에스트로겐이 감소하면서 체온의 조절 중추인 시상하부의 민감도를 변화시키고,

동시에 긴장과 불안을 담당하는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인데요.

 

갱년기 안면홍조 열감

 

 

 

1. 에스트로겐 감소로 인한 시상하부의 변화

갱년기에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급격히 감소하게 됩니다.

이는 단순히 생식 기능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몸 전체의 균형을 잡아주는 뇌와 자율신경계에도 깊은 영향을 주는데요.

특히 뇌 안에 있는 ‘시상하부’라는 기관이 문제의 핵심입니다.

이곳은 체온, 수면, 감정, 식욕 등 우리 몸의 다양한 기능을 조절하는 곳인데요,

여기에서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해주는 기능을 담당합니다.

그런데 이 시상하부는 에스트로겐의 영향을 많이 받는 조직입니다.

폐경이 다가오며 에스트로겐 수치가 떨어지면,

시상하부의 온도 감지 능력이 예민해지고,

조금만 체온이 올라가도 위기 상황으로 인식하게 되는 것이죠.

이로 인해 땀샘이 과도하게 작동하고, 혈관이 확장되며

얼굴과 상체에 열이 몰리게 되는 겁니다.

예전 같으면 문제없던 체온 변화도,

이제는 뇌가 민감하게 받아들이면서 자율신경을 통해 갑작스러운 열감을 유발하는 거죠.

2. 자율신경계 균형의 변화

체온 조절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축이 있는데,

바로 자율신경계, 특히 교감신경입니다.

교감신경은 ‘긴장’을 담당하는 신경 시스템으로,

몸이 스트레스 상태에 들어가면 활발하게 작동합니다.

에스트로겐이 줄어들면 이 교감신경이 더 쉽게 흥분하게 되는데요,

이로 인해 심박수 증가, 혈관 확장, 땀 분비 증가 등의 반응이 나타나며,

이러한 변화는 열감과 관련된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은 2가지 대표적인 요인이 있지만

사실 갱년기 증상은 복잡한 내분비 및 유전적 요인 등 여러 요인이 관련되어 있어

아직까지 이러한 원인이 완전히 밝혀졌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결론적으로 갱년기 열감을 낮추기 위해서는 호르몬을 이용한 단일 치료보다

시상하부, 자율신경계, 식이요법 등 몸 전체를 바라보는 시선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입니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갱년기 열감’

 

한의학적으로 갱년기의 대표적 병리는 ‘신허’와 ‘음허화동’입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몸이 덥다", "열이 오른다"는 증상은

실제로는 ‘내부에서 열을 식혀주는 기운’이 부족해서 생기는 것인데요.

우리 몸에는 따뜻하게 데우는 ‘양(陽)’의 기운과,

그 열을 잡아주는 ‘음(陰)’의 기운이 함께 존재합니다.

그런데 갱년기가 되면, 여성의 몸에서 이 음의 기운이 빠르게 줄어듭니다.

특히 생식 기능과 관련된 ‘신장(腎)’의 음기가 약해지면서,

몸을 식혀주고 균형을 잡아주던 기운이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결과적으로 남은 ‘양기’ 즉, 불의 에너지가 상대적으로 커지며

열이 위로 솟구쳐 얼굴이 붉어지고, 밤에 땀이 나는 증상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오장육부의 흐름도 함께 무너집니다.

또한 우리 오장육부는 하나의 유기적인 시스템입니다.

‘신(腎)’이 약해지면, 심장(心)의 안정감도 흔들리고,

간(肝)의 정서 조절 기능도 영향을 받습니다.

소화기계인 비(脾) 역시 피로하고 무거워지기 쉽습니다.

이렇듯 하나의 축이 약해지면, 연결된 다른 축들이 무너지면서

갱년기 증상 또한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여러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요.

아래 주요 증상을 보며 나는 어디에 해당하는지 체크해보시면 좋겠습니다.

 

변증 유형

주요 증상 및 특징

신음허형

얼굴이 자주 붉어지고, 밤에 땀이 흐르며 잠이 얕고 자주 깬다

간신음허형

머리가 맑지 않고 눈이 피로하며, 가슴이 답답하고 열이 자주 오른다

심신불교형

불안감이 심하고, 이유 없이 가슴이 뛰며 잠들기 어렵다

간울형

짜증이 많고, 감정 기복이 심하며 스트레스를 쉽게 받는다

심비양허형

쉽게 피로하고, 집중이 어렵고, 자꾸 기억이 흐릿해진다

많은 환자 분들이 “이 나이쯤 되면 다 그렇다”며 참고 지내시지만,

누군가는 수면장애가 가장 힘들고, 누군가는 짜증과 감정 기복이 가장 견디기 어렵다고 말씀하십니다.

 

또한 증상이 같다고 해도, 원인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갱년기 진료에서는 증상 자체보다는 몸 전체의 흐름과 구조를 파악하는 진단이 필요하겠습니다.

 

 

 

어떤 한방 치료가 도움될까?

 

한의학은 이 시기를 단순히 증상을 억누르는 방식이 아니라,

몸의 균형과 흐름을 다시 잡아주는 치료로 접근합니다.

 

실제 저희 병원에 갱년기 열감으로 내원한 환자 분이 계셨는데요.

병원 내원하실 때부터 쿨패드를 얼굴에 붙이고 오시고,

집에서도 아이스팩을 얼굴에 올려놓을 정도로 열감이 심한 편이었습니다.

1개월 정도 침과 한약 치료를 병행한 결과,

앞서 나타났던 갱년기 증상이 사라지는 것을 확인하였던 기억이 납니다.

이처럼 실제 임상에서 침과 한약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오늘은 한약을 중점적으로 이야기 나눠볼까 합니다.

 

 

한약 치료는 갱년기 증상의 '표면'보다 '근본'을 먼저 봅니다.

음이 부족하고, 열이 위로 솟는 흐름을 되돌리려면 무너진 기초 체력을 다시 세워야 하기 때문이죠.

이에 대표적인 처방은 아래와 같으며, 대부분 임상 연구를 통해 객관적으로 검증된 처방으로 이루어집니다.

 

처방명

주요 증상

임상 근거

이선탕(二仙湯)

안면홍조, 야간 발한, 불면

안면홍조의 강도·빈도 유의하게 감소

가미소요산(加味逍遙散)

감정 기복, 불안, 스트레스성 증상

세로토닌 억제제(SNRI)와 유사한 심리 안정 효과

육미지황탕합소시호탕가감

(六味地黃湯合小柴胡湯加減)

체력 저하, 불안정한 자율신경 반응

호르몬 대체요법(HRT)과 비슷한 정도의 효과

계지복령환(桂枝茯苓丸)

홍조와 함께 혈류 정체, 울혈 증상

혈류 순환 개선, 열감 완화

 

이 중에서도 대한한방부인과학회지에 수록된 계지복령환의 효능에 대한 논문이 있어 가지고 왔는데요.

 

계지복령환의 효능에 대한 국내외 실험연구 동향 분석

 

한약이 도움 된다고 많이 말하지만

아무래도 구체적으로 어떻게 작용하고 효과가 있는 지를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겠죠?

먼저, 계지복령환은 ≪금궤요략≫에서 처음 소개된 처방으로,

주로 어혈(瘀血)에 의한 통증, 월경불순, 복부 종괴, 자궁 질환에 사용되어 왔습니다.

갱년기에는 혈류가 정체되기 쉬워 생리적 변화가 생기고, 특히 열감, 홍조, 하복부 불쾌감 등은

어혈에 의한 순환장애의 전형적인 증상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는 실제 678명의 한의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계지복령환은 어혈증 처방으로 74%가 선택했을 만큼 부인과 영역에서

가장 활용도 높은 어혈 처방 중 하나입니다.

 

갱년기 안면홍조 열감

계지복령환(桂枝茯苓丸, GBH: Gyejibokryeong-hwan)의 다양한 생리적 효능

 

 

연구에서 확인한 계지복령환의 작용 기전은 아래와 같습니다.

 

  1. 혈액순환 개선

  2. 염증 억제

  3. 항산화 작용

  4. 지방대사 안정

 

 

1. 혈액순환 개선

혈소판의 뭉침을 막아주고, 혈액의 점도를 낮추며

혈액 속 수치들을 조절해서 혈관 안이 막히거나 붓는 현상을 줄여주므로

얼굴이 갑자기 붉어지거나,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무거운 느낌이 있을 때

혈액 흐름을 부드럽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2. 항산화ㆍ항동맥경화 작용

갱년기 이후 혈관 건강이 급격히 나빠지는 이유는

호르몬이 줄어들면서 혈관이 쉽게 손상되고 탄력을 잃기 때문인데요.

계지복령환은 몸 안의 나쁜 산화물질(Lipid peroxide, 8-OHdG 등)을 줄여주고

혈관 세포가 손상되지 않도록 막아주며, 혈관 벽이 두꺼워지고 딱딱해지는 현상(동맥경화)을 방지해 줍니다.

또한 SOD, catalase, glutathione이라는 항산화 효소 유전자의 발현과 작용을 증가시켜

우리 몸이 스스로 회복하는 힘을 높이는데 도움이 됩니다.

3. 항염증 작용

또한 몸에서 염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물질들(IL-6, IL-8, TNF-α)의 수치를 낮춰주고

세포 내 염증 전달 신호를 차단하여 몸 전체의 과민 반응을 줄여주는데요.

갱년기에는 자율신경이 민감해지면서 몸이 사소한 자극에도 과하게 반응하게 되는데,

이런 증상은 체내 미세한 염증 반응과도 관련되어 있어

‘민감한 몸’을 가라앉히는데 도움이 됩니다.

4. 지방 대사 및 호르몬 안정

마지막으로 계지복령환은 콜레스테롤(TC, LDL)을 낮추고

지방세포 크기와 염증성 호르몬(Leptin 등)을 줄여줄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인슐린, 아디포넥틴 등 대사 관련 호르몬의 균형을 조절하기 때문에

갱년기 이후 잘 생기는 복부비만, 고지혈증, 대사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작용 기전이 다양하고 복잡하게 느껴지시죠?

갱년기 증상은 호르몬이 줄어서 생기는 현상’만이 아니라,

몸 안의 혈액순환, 염증 반응, 산화 스트레스, 혈관 기능, 그리고 지방 대사까지

복합적인 변화들이 함께 일어나기에,

이를 전반적으로 조절해주는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마무리하며

 

북미폐경학회에 발간된 저널에 의하면 폐경기 여성 54명에게 12주간 한약을 투약한 결과,

안면 홍조 하루 평균 빈도 및 중증도 평가 모두 위약군에 비해 유의한 호전이 관찰되었다고 합니다.

또 삶의 질 점수 역시 유의한 차이를 보였는데,

이처럼 실제 임상 연구에서도 한약으로 갱년기 증상을 조절할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갱년기 증상이 일상에 지장을 주는 정도라면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은데요.

호르몬 치료에 거부감이 있거나 부작용이 걱정되는 분들에게

한방 치료가 증상 완화를 위한 하나의 보완대체요법으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열이 오를 때마다 쿨패드를 붙이고,

한밤중에 갑작스럽게 땀을 흘리며 잠에서 깨던 증상이 완화되어

“그런 적도 있었지” 하고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찾아오시길 바랍니다 :)

감사합니다.

태흥당한방병원 유경수 병원장이었습니다.

 

 

 

                                                                                                                                                                                                                                                                                                                                                           

 

*참고 자료

  1. 장새별 , 백선은 , 최경희 and 유정은 (2016). 계지복령환의 효능에 대한 국내외 실험연구 동향 분석. 대한한방부인과학회지, 29(2), 99 - 112.

  2. Zhong LL, Tong Y et el. A randomized, double-blind, controlled trial of a Chinese herbal formula (Er-Xian decoction) for menopausal symptoms in Hong Kong perimenopausal women. Menopause. 2013;20(7):767-776.

  3. 갱년기장애 및 폐경기후증후군.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2021. 대한한방부인과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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