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부인과
| 제목 | 난임 치료 시리즈 1 - 임신 준비편 |
|---|---|
| 작성자 | 작성자태흥당한방병원 정관 |
| 작성시간 |
작성일 26-07-24 15:47
|
| 조회 | 조회 33회 |
본문
안녕하세요.
태흥당한방병원 유경수 병원장입니다.
“원장님, 한약 먹고 임신할 수 있긴 할까요?”
진료실에서 이런 질문을 들으면, 잠시 숨을 고르고 답변을 드리곤 합니다.
그 한마디 안에 담긴 복잡한 감정이 느껴지기 때문인데요.
이미 인공수정이나 시험관 시술을 여러 차례 겪어온 분들이 많고,
체력도 떨어지고, 심리적으로도 지쳐 있는 환자 분들이 많으시죠.
때문에 ‘마지막으로 한약이라도 먹어볼까’ 하는 마지막 마음으로 내원하신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환자 분들의 물음에 무조건 “네, 됩니다”라고 말씀드리기 보다
그동안 임신 준비를 위한 한약이 어떤 데이터를 쌓아왔는지,
어떤 변화가 실제로 일어났는지 천천히 보여드리려 합니다.
‘한약이 몸에 좋긴 한데, 임신이랑은 무관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으신가요?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그 생각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과거에는 임신과 관련된 한방치료가 주로 ‘기력 보강’ 정도로 여겨졌고,
구체적인 작용 기전이나 데이터가 부족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최근 10년 사이에 상황은 많이 바뀌었습니다.
이제는 ‘수치와 결과’로 한약 치료의 영향을 설명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오늘 그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임신 한약에 대한 오해와 진실
사실 한약에 대한 불신은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몸이 좋아진 것 같긴 한데, 임신까지 이어지지 않았다는 주변 이야기.
긴 복용 기간에 대한 부담. 그리고 무엇보다, 실패의 경험이 만들어낸 마음의 벽.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한약은 보신’ 정도로만 인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병원에서 배란유도제와 주사를 맞아보신 분들은,
한약의 속도와 방식이 너무 느리고 추상적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때문에 한약을 시작하면서도 “그래도 결국은 병원 시술이 정답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놓지 못하는 분들이 많으실텐데요.
보조생식술은 효과적인 방법이지만, 성공하려면 ‘몸이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합니다.
자궁 내막이 착상에 적합해야 하고, 난소 기능이 일정 수준을 유지해야 하며,
스트레스와 자율신경의 영향을 받는 호르몬계도 조율되어야 합니다.
한약 치료는 이러한 ‘배경’에 작용하여
단순히 몸을 따뜻하게 하거나 피로를 덜어주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생식 기능 전반을 조절하고 회복시키는 접근이 가능한데요.
이를 확인한 연구 자료 3가지를 함께 보도록 할까요?
난소기능저하는 가임기 여성 불임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기초 FSH 수치 상승이 대표적인 지표입니다.
특히 FSH ≥ 25mIU/mL 이상은 조기난소부전 또는 난소 기능이 저하되었다는 의미인데,
이 경우 자연임신 확률이 낮고 난임 치료 예후도 좋지 않죠.
그런데 ‘가미소요산’이라는 처방이 난소기능이 떨어진 여성의 FSH 수치를 유의미하게 낮췄다고 하는데요.
기초 FSH 수치가 25.56이던 환자 군에서, 15.21로 유의미하게 떨어졌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p=0.004)
해당 연구에서는 월경 주기와 체지방률은 큰 변화가 없었지만,
난소와 생식 호르몬 체계에 국소적인 효과가 나타났음을 보여주었으며
특히 기초 FSH 수치가 높을수록 가미소요산 치료에 더 큰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는 한약 치료가 체질 개선을 넘어 자궁 내 혈류를 개선하고,
난소 기능을 회복시켜 착상 조건을 조절하는 치료임을 확인한 결과 중 하나로 볼 수 있겠습니다.
“보조생식술을 세 번이나 실패했는데, 한약이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보조생식술은 기술이고, 임신은 생리이기 때문에
기술이 아무리 정교해도, 그것을 받아들일 몸의 상태가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성공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난자를 잘 채취하고 수정도 성공했지만, 착상되지 못한 사례는 매우 흔합니다.
이때 한방 치료는 몸이 착상을 받아들일 수 있는 조건을 회복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이는 ‘보조적인 건강관리’가 아니라,
시험관 성공률 자체를 바꿔놓을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수도 있는데요.
2010년 발표된 연구에서는 시험관 시술을 앞둔 불임 여성들이 한약 치료를 받은 후,
이식된 배아의 수와 질이 모두 유의하게 개선된 결과를 보여줬습니다.
이 연구는 경희대 한의과대학 연구팀, 차의과대학교 분당차병원 불임산부인과가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로 체외 수정을 앞둔 19명의 여성에게 한방 치료를 시행한 후,
전후의 난자 수, 배아 수, 배아 질 등 객관적 결과를 비교하여 한방치료의 효과를 평가하고자 시행되었는데요.
연구 결과, 평균 이식 배아 수는 치료 전 3.20개에서 4.40개로 증가했고,
배아 질 점수는 10.00점에서 14.07점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상승했습니다.(p<0.05)
난자 수는 증가 경향만 보였고 유의성은 없었지만
배아의 수와 질은 유의하게 향상되었으며, 이는 체외 수정 성공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지표입니다.
그리고 이런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연구 대상자 19명 중 7명이 실제로 임신에 성공하게 되었죠.
“그럼 한약만으로 임신한 경우도 있나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있습니다.“
그리고 적지 않은 수입니다.
2010년부터 2020년까지 한의원에 내원한 1,786명의 불임 여성 중,
한약 치료만으로 임신에 성공한 사례가 586명, 약 32.8%였습니다.
이들은 인공수정이나 시험관 시술 없이, 단독 한방치료로 임신했고
상당수가 출산까지 무사히 이어졌는데
출산까지 이어진 비율이 약 66%에 달한다는 점에서 실질적 임상 의미가 크며
또한 이는 대규모 후향적 분석으로 확인된 수치입니다.
환자 분들이 복용했던 처방은 특별하거나 고가의 약이 아니라,
가미보허탕, 가미귀비탕, 가미당귀산과 같이 전통적으로 여성 생식 기능 조절에 쓰이던 조합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연구 결과는 특별한 처방이 아니라,
적절한 진단과 체질에 맞춘 한약이 꾸준히 작용했을 때 몸의 상태가 변화했고
그 변화가 ‘임신 가능성’으로 이어진 것으로 생각됩니다.
결론적으로
지금까지 많은 환자분들이 병원 시술에서 좌절하고, 지쳐서 내원하신 모습을 보아왔습니다.
그 중 일부는 “한약이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왔어요”라고 말씀하시기도 했죠.
저는 그런 분들께 단순한 희망을 드리고 싶진 않습니다.
대신, 데이터와 기전을 바탕으로, 한약 치료가 몸의 조건을 바꾸고,
가능성을 ‘만들어내는 치료’일 수 있다는 사실을 조심스럽게 말씀드립니다.
물론 한약만으로 모든 난임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상태에 따라, 그리고 환자의 생리적 조건에 따라,
한약 치료는 임신을 위한 의미 있는 변화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보여집니다.
지금 내 몸이 임신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 ‘예’가 될 수 있도록, 임신을 준비하는 분들과 함께 고민하고 싶습니다.
또한 최선을 다해 돕고 싶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 ‘난임 시리즈 2편-여성 난임’으로 찾아뵙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참고 자료
-
이한성, 조광호, 김태경, 김춘환, 안수정, 안광석, 심범상, 김성훈, 최승훈, 정윤재, 안규석. (2009). 加味逍遙散이 가임기 난소기능저하 불임여성의 난소기능개선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후향적 연구. 대한한의학회지, 30(5), 137-145.
-
이윤재, 김은기, 최동희. (2010). 한방치료가 체외수정시술에 미치는 영향. 대한한의학회지, 31(2), 71-77.
-
Kim E, Lee HW, Kim N, Park YH, Choi TY, Lee MS. Characteristics and Outcomes of Herbal Medicine for Female Infertility: A Retrospective Analysis of Data from a Korean Medicine Clinic During 2010-2020. Int J Womens Health. 2022 Apr 21;14:575-582. doi: 10.2147/IJWH.S361365. PMID: 35479292; PMCID: PMC9037743.
- 이전글난임치료 시리즈 2 - 여성 난임편 26.07.24
- 다음글성장 한약 먹이면 살찌나요? 26.07.24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